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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쉽냥이 치피 여사
2025-01-27
5 hit
장보고토토보고

1914년 3월 영국 신문에 구인광고가 실립니다. 
“사람을 찾음: 위험한 여정. 적은 임금. 어마무시한 추위. 몇개월의 암흑. 항존하는 위험. 안전귀가 의심스러움. 성공할 경우 명예와 인정.-어니스트 섀클턴.“

1차세계대전의 불구덩이가 열리기 5개월전의 이 광고는 언뜻보면 전형적인 좃소의 멍청하지만 건강한 노예 찾기 같지만 사실 전설적인  Imperial Trans-Antarctic Expedition의 구인광고입니다. 제국 남극 횡단 원정대? 대충 그런 뜻입지요. 

일단 어니스트 섀클턴 본인이 네임드 탐험가였고 심지어 후원도 빵빵해서 전용 탐사선 인듀어런스함까지 갖추고 있는데다 20세기 초반이 좀 똘끼넘치는 시기라서-WWI 대학살극으로 이런 낙관주의는 사그라들었지만- 지원자가 폭주했습니다. 무려 197:1. 


이에 섀클턴-사진만 보면 탐험가가 아니라 그냥 술집주인장같아 보이네요-은 신나게 남극으로 향합니다. 그도 몰라겠지요. 이 원정이 끝나는게 1917년이 될 것이라고는. 


지금도 극지방은 위험합니다만 당시에는 말할 것도 없지요. 극지탐사 전용 함선은 인듀어런스도 저런 꼬라지니 말입니다. 인듀어런스에는 28명의 탐사대원과 69마리의 개새끼, 한마리의 배냥이가 있었습니다. 냥이야 쉽캣이니 이해가 가도 왜 개새끼가 있냐고요? 썰매용 개입니다. 이미 섀클턴은 성격 개같은 탐험가 스콧 대령 밑에서 원정을 해봐서 만주산 조랑말 따위로 극지탐험하는건 자살행위라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말은 땀을 흘리지만 개는 땀을 안흘립니다. 작지만 큰 차이죠. 얼어죽을 확률은 피부에 물기가 없어야 적어집니다. 


인듀어런스의 배냥이는 치피 여사 Mrs. Chippy였습니다. 그냥 한국의 얼룩무늬 똥고양이였지요. 얘는 굉장한 고양이였는데 극지방의 위험천만한 항해 중에도 인듀어런스의 난간을 천연덕스럽게 걸어다닐 정도로 균형감각이 탁월했다고 합니다. 탐사대원들의 이쁨을 독차지했는데 특히 선목-배목수-인 해리 치피 맥니쉬의 사랑을 독차지했다고 합니다. 치피 여사도 그와 돈독했던 맥니쉬의 미들네임에서 딴 것이지요. 하도 친하니까 탐사대원들이 맥니쉬의 와이프라고 놀려댄 것입니다. 하지만 치피 여사는 나중에 숫컷으로 밝혀져서 모든이를 충공깽으로 몰아넣었습니다. BL. 


이렇게 사랑가득한 행해도 곧 끝이났습니다. 인듀어런스호가 얼어붙은 겁니다. 이런 상태로 겨울을 납니다. 펭귄도 잡아먹고 물개도 잡아먹으면서 살지만… 아시겠지만 물이 얼어붙으면 부피가 팽창하죠. 즉 인듀어런스의 선체가 아작이 난 겁니다. 봄이 되어 얼음이 녹기 시작하자 배는 걸레짝이 되어 침몰직전이 되었습니다. 


섀클턴은 꽤 결단력이 있었습니다. 목재를 모아서 보트를 제대로 수리하고 다른 섬으로 이동하기로 현면하게 결심한 거지요. 문제는 섀클턴은 모든 개새끼들을 총으로 사살하여 개고기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이건 뭐 극지탐험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긴한데 영국신사들인 탐사대원들에게는 충격이었나봅니다. 게다가 치피 여사도 쏴버렸습니다. 이는 특히 남편이었던 해리 맥니쉬에게 씻을 수없는 상처가 되어 그는 이후 평생 섀클턴을 증오하게 됩니다. 

원정은 1917년 마무리됩니다. 원정이 아니라 생존이었지요. 기적적으로 모두 무사히 귀환하고 따라서 위대한 실패라고 칭송받습니다. 

해리 맥니쉬는 곧 섀클턴을 떠납니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선원으로 활동을 하다가 1930년 뉴질랜드에서 영면을 취합니다. 그의 무덤을 30년의 세월동안 거의 잊혀지고 버려졌지만 1959년 뉴질랜드 남극협회에서 그를 기념하는 작은 기념비를 세우죠. 그렇지만 곧 잊혀졌다가 2004년 뉴질랜드 남극협회에서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치피 여사의 실물크기 동상을 무덤가에 세워줍니다. 

이거 참… 쉽캣 시리즈가 갑자기 종을 초월한 BL물이 된거 같지만 비운의 치피 여사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