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출신 윙어 안토니가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베티스로 임대 이적한다. 안토니는 맨유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입단했지만, 부진과 논란 속에 팀의 신뢰를 잃으며 힘겨운 이별을 맞이하게 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22년 여름, 에릭 텐 하흐 감독의 요청으로 안토니를 아약스에서 영입했다. 당시 이적료는 8,500만 파운드(약 1,520억 원)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네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다. 텐 하흐 감독과의 아약스 시절 성공적인 협업에 힘입어 기대를 모았지만, 안토니는 이후 두 시즌 동안 리그에서 단 5골 3도움이라는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특히 2023-24시즌에는 리그 29경기에서 15경기만 선발로 나섰으며, 득점은 시즌 막판에야 겨우 나왔다.

안토니의 부진은 경기 외적인 문제들로도 이어졌다. 전 여자친구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며 심리적 압박을 겪었고, 이로 인해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제외되었다. 이후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되고 루벤 아모림 감독 체제로 전환되면서 안토니를 방출 대상으로 분류했다. 새 감독 체제에서 그는 리그 9경기 중 단 2경기만 선발로 출전했으며, 팀 내 입지는 점점 줄어들었다.

맨유는 안토니를 완전히 매각하려 했으나, 높은 이적료와 주급 부담으로 인해 적절한 구매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임대 방식을 선택했고, 베티스는 주급 84%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맨유는 매주 약 3만 2,000파운드(약 5,700만 원)를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베티스는 임대 기간 동안 안토니가 특정 경기 수에 출전하지 못할 경우 맨유에 위약금을 지급해야 하는 조건도 포함시켰다.

스페인 현지 언론과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안토니는 이미 스페인 말라가에 도착해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했다. 구단은 최종 서명을 앞두고 있으며 안토니는 이번 시즌 말까지 베티스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는 완전 이적 옵션은 포함되지 않았다. 베티스는 현재 라리가 12위에 머물고 있지만, 중상위권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유럽대항전 진출 가능성을 노리고 있다.

안토니는 맨유 이적 초기 프리미어리그 데뷔 3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이후 경기력은 급격히 하락했다. 번뜩이는 드리블과 날카로운 왼발 킥은 아약스 시절에 비해 무뎌졌고,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템포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높은 이적료와 저조한 성적을 이유로 “맨유 역사상 최악의 영입”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