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월 6일 오전 4시 45분(한국 시각) 바이엘 04 레버쿠젠이 독일 컵 대회인 DFB-포칼 8강에서 FC 쾰른과 맞붙는다.
포칼 8강에서 성사된 ‘라인 더비’
지난 시즌 포칼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레버쿠젠은 8강에서 FC 쾰른과 맞붙게 됐다. 언뜻 보면 2부 리그 팀인 쾰른을 상대로 하는 무난한 대진이지만, 실은 레버쿠젠에 상당히 까다로운 맞대결이다.
라인 강 유역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의 맞대결이 일명 ‘라이니셰스 더비(라인 더비)’라 불리며 매번 치열한 양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두 팀이 맞붙은 지난 11경기에서 레버쿠젠은 6승, 쾰른은 4승을 챙겼는데 레버쿠젠이 주로 전력상 우위였음에도 크게 차이가 없는 승수다. 다만 지난 2023-24시즌에는 레버쿠젠이 분데스리가에서 쾰른을 두 번 모두 꺾었다(레버쿠젠은 지난 시즌 리그 무패 우승을 차지했다).
앙숙 관계인 쾰른과 레버쿠젠, 그 중심엔 비르츠가
예전부터 앙숙이었던 두 팀이 최근 몇 년간 더욱 적대적인 관계가 됐다는 점도 이번 맞대결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그 이유는 레버쿠젠의 ‘에이스’이자 독일 국가대표팀의 미래인 플로리안 비르츠가 바로 쾰른 출신이기 때문이다.
과거 쾰른 유소년 팀에서 뛰던 비르츠가 2020년에 레버쿠젠 유소년 팀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쾰른은 소위 ‘라인 강 신사협정(라인 강 연고 팀 간에 서로의 유망주를 데려가지 않겠다는 협정)’을 레버쿠젠이 위반했다며 크게 비난했다.
이후 두 팀이 리그에서 맞붙을 때마다 경기는 거친 양상을 띠었고, 급기야 2021-22시즌 분데스리가 26라운드에서 쾰른 선수가 레버쿠젠 소속으로 뛰던 비르츠에 거친 파울을 범해 비르츠가 큰 부상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비르츠가 당한 부상은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 및 반월판 손상이었다. 십자인대 파열은 축구선수에게 가장 치명적인 부상으로 분류된다. 비르츠는 해당 부상으로 무려 10개월간 뛰지 못했다.
레버쿠젠이 애지중지 키우던 유망주 비르츠가 쾰른과의 맞대결에서 당한 부상으로 무려 10개월이나 이탈하자, 레버쿠젠 팬들은 당연하게도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심지어 비르츠를 다치게 한 쾰른 수비수 루카 킬리안이 경기 후 본인의 SNS에 부적절한 게시물을 올리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경기 승리를 자축하는 게시물에 비르츠가 경기장에 쓰러져 괴로워하는 사진이 담긴 것이 문제였다.
논란이 커지자 킬리안은 뒤늦게 사과 게시물을 올렸으나, 레버쿠젠 팬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모자랐고 쾰른과 레버쿠젠 간 감정의 골은 깊어져만 갔다.
엇갈린 희비
장기 부상을 딛고 돌아온 비르츠는 지난 2023-24시즌 사비 알론소 감독과 함께 레버쿠젠의 역사상 첫 분데스리가 우승과 포칼 우승을 이끌었다.
레버쿠젠이 2관왕을 기록하며 역사에 남는 시즌을 보낸 것과 달리 쾰른은 같은 시즌 리그 17위에 그치면서 2018-19시즌 이후 5년 만에 2부리그로 강등되고 말았다.
분데스리가 우승이 확정되자, 레버쿠젠 팬은 곧바로 쾰른의 2부 리그 강등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경기장에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잘 가라. ***들아!”라고 쓰여 있었다.
2022년 비르츠 부상 사건에 대한 완벽한 복수였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라인 더비가 온다
이번 시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맞붙게 된 두 팀의 맞대결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에서 2위에 올라있으며 지난 포칼 16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꺾는 등 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쾰른 역시 2부 리그에서 2위를 기록 중이고, 최근 12경기 중 단 1경기에서만 패배했을 만큼 좋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